오늘 밖에 나가보니, 정말 기온이 많이 낮아졌더라고요. 낮에는 햇살이 따뜻하게 느껴졌는데, 해가 지고 나니까 금세 공기가 차가워졌어요. 그 시원함이 기분 좋게 다가오는 것도 잠시, 밤이 되니 손끝이 시릴 정도로 추워졌어요. 여름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진 것 같아요. 이런 날씨가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얇은 옷들을 옷장 속 깊숙이 넣어두고, 도톰한 외투를 꺼내야 할 때가 왔다는 걸 실감하게 돼요.
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서늘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니까, 갑자기 겨울 냄새가 느껴졌어요. 그 특유의 맑고 쨍한 공기 있잖아요. 코끝이 살짝 시린 그 느낌이 어쩐지 겨울이 멀지 않았다는 신호처럼 다가왔어요. 거리에는 벌써 긴 코트나 목도리를 두른 사람들이 하나둘씩 보이더라고요. 다들 추위를 느끼는 건 똑같은가 봐요. 저도 얼른 두툼한 옷을 입고 나올 걸 그랬나 싶었어요.
특히 밤에는 한층 더 쌀쌀해져서,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파고들 때마다 겨울의 시작이 멀지 않았음을 실감하게 돼요. 예전엔 이런 추운 밤에도 친구들과 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누곤 했었는데, 요즘은 그런 여유가 참 그리워요. 찬바람을 맞으며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들고 공원을 걷던 기억도 나네요. 차가운 밤공기 속에서 몸은 점점 더 움츠러들지만, 마음은 그때처럼 따뜻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.
오늘처럼 추운 밤이면 유난히 집에 일찍 들어가고 싶어져요. 따뜻한 집에서 담요를 덮고 앉아 있는 그 편안함이 그리워지거든요. 거기에 따뜻한 차 한 잔이면 세상 부러울 게 없죠. 오늘도 역시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려고 해요. 차갑게 변한 밤공기 속에서 잠시 떨었더니 더 따뜻한 것이 간절해지네요. 계절이 이렇게 바뀌는 걸 느낄 때마다 시간의 흐름을 새삼 실감하게 돼요.
이제 정말 겨울이 오고 있다는 게 느껴지는 밤이에요. 이러다 곧 첫눈 소식도 들려올 것 같아요.